서적 담론

백기완 선생의 "버선발 이야기"(2019.7.3 수 ~ 7.29 월)

무논골 2019. 7. 31. 21:30


**서적에 적립된 포인트가 소멸한다고 메시지가 있어

서둘러 책 몇 권 샀다.


7.3 수요일에 배달된 책을 보니 참 반갑다.

선생님을 보는 듯 반갑다.


출퇴근 길에도 늘 스마트폰이 손에 쥐어진 세상이라 그런지

내가 힘이 부족해서 그런지

책 한 권 읽어내기 참 어렵다.


7.14(일) 서울로 오는 무궁화호 기차에서 적은 메모가 있다.


'기차 밖 풍광이 너무 좋다.

이 좋은 책을 읽어낼 수 없다.

독서는 골방에서 하는 건가 보다'


책 한 권 읽는데 한 달이 걸렸다.

한바탕 마당극처럼 읽어내야 흥이 있을텐데 난 너무 지리하게 글을 읽어

내용 이해를 위해 인터넷 여기저기 뒤져서 도움을 받아야 했다.


저작권 문제가 있을지 모르지만 선생께서는

우리말을 드러내는 일을 더 기껍게 생각하실거라 믿으며

아래 책 일부를 남겨본다.


<작성일 2019.8.11 일 낮>



 버선발 이야기


책 내시면서 백기완 선생의 한마디

'새뚝이가 나와야 한다' 





백기완 선생 모습


버선발 어린 시절 이야기는 동화처럼 쉽게 읽혔었다.


남의 집 머슴을 사는 엄가가 마치 새끼줄에 목이 매인 망아지처럼 새벽부터 일터엘 나가시게 되면 집구석이라는 게

버선발의 그 알량한 밥이나마 차려놓을 만한 데가 없었다.


물이 있나 없나 하고 물이 없으면 샘가에 가서 손수 물 한 바가지를 떠다 놓고 나서야 밥을 먹곤 했다.


바다란 샘보다도 크고 저기 저 하늘보다도 더 커.거길 가면 말이다.먹을 것도 많아.


개암이라는 또래.부리라는 애도.한섬이라는 애도 만나.


할머니라는 어른을 만나보든  것도 태어나고 나서 처음이다.


팥배는 아무런 맞대(대답)도 없이 어른들이나 다르는 큰 삼태기를 둘쳐메고는 어디론가로 간다.


이 바지가 다 마를 때까지 그 아랫목에 그렇게 가만히 누워 있거라.쬘랭이가 딴 길 있다더냐.


저 녀석한테 머슴이 무어란 말을 어찌 내 입으로 털어 놓을 수가 있단 말인가





낱말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