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야기

윤동주문학관 다녀와(2012.9.1)

무논골 2012. 9. 1. 16:59

2012.9.1 (토) 오후에는  윤동주문학관에 들렀다.

 

오전에는 응암동에 있는 보육원 청소봉사를 딸(여고2)과 같이 다녀왔다.

매월 첫주 토요일에 정기적으로 참가하는 자원봉사.

나는 기껏해야 방청소 화장실 청소나 할 수 있었고

딸은 영아들과 놀아주는 것,재주껏 재우는 것이 소위 나의 자원봉사이다.

어떤이는 조리실에서 맛있는 오무라이스도 만들어 내놓더만.....

 

얼마전에 딸이 지나가는 "윤동주문학관"에 가고싶다했었다.

 

윤동주(尹東柱,1917.12.30~1945.2.16)

 

나는 응암동에서 정릉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딸의 그 말을 생각해내고는

핸들을 그곳으로 고정시켰다.차가 밀린다.

밀리는 길을 피하려다 어찌하여 무학재 쪽 인왕산공원을 가게 되었는데

환의사(歡喜寺)라는 작고 이쁜 절과 맑은 계곡물을 만났다.

인왕산의 속살이었다.

다시 여유있게 와야겠다는 생각이다.

 

 

윤동주문학관을 종로구에서 2012.7.25 개관하였다.

 

시인이 연희전문학교를 다닐 때 종로구 누상동에서 소설가 김송의 집에서 하숙했다고 한다.

그런 인연을 내세워 종로구는 상수도 가압장과 물탱크를 개조하여 윤동주문학관을 만들었다.

좋은 생각이다.

 

인근 창의문으로 북악산을 오르는 사람이나

도성의 4대산 중의 하나인 인왕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잠시 들를만한 곳에 있다.

 

시인은 아침을 먹기 전에 늘 이곳 인왕산에 올라 산책하고 운동하며

흐르는 물 아무곳에서나 세수하고

내려가 아침먹고 등교하였다고 한다.

 

아침 먹기전에 운동하고 산책한다는 시인의 모습은

나같은 직장인들에게도 모범이 되는 생활 태도이다.

 

시인은 순수하여 누가 뭐라 하면 금방 눈망울이 그렁그렁하였다고 한다.

그렇지만 활동적인 축구를 잘 하고

특이하게도 재봉틀을 잘 하여서 팀원들의 등번호를 직접 재봉틀질하여 달아주었다고 한다.

 

 

상수도 가압장을 개조한 문학관의 내부.

감옥 이미지의 콘크리트벽과 감옥에 있는 사람이 늘 꿈꾸었을 하늘이 보인다.

 

시인은 1945년 광복을 6개월 앞두고 일본 후쿠오카 감옥에서 옥사한다.

향년 27년.

 

시인은 그곳에서 강제노역에 시달렸고,

매일 강제로 맞아야 했던 의문의 주사약이 있었는데.....

 

조선어를 사용하여 시를 짓고

불온한 사상을 품고 있다는 이유에서

 

결국은 한반도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후쿠오카 감옥에서 숨을 멈춘다.

 

 

 

 

 

 

 

 

 

상수도 가압장 내부 쌩 콘크리트에 영사기 스크린이 되어 영상을 보여주고 있다.

후쿠오카 감옥을 이미하도록 연출한 공간이었는데....

철거하는 거보다는 괜찮은 이미지 접목이라 생각한다.

 

약 15분 가량....

안내하시는 분들도 친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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序詩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르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안테 주어진 길을
거러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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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헤는 밤

 

계절이 지나 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읍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 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든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잼,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읍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 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 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읍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 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게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