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전북 남원 오리정(2014-07-10 목)

무논골 2014. 7. 10. 16:05

여기가 오리정(五里亭)이라는 것을 이제 알았다.

쇠약하신 아버지를 모시고 그해 추석에

전주 오목대니 남원 광한루원이니 모시고 다닌 게 바로 엊그제인듯하다.

그 때 특이한 정자가 있어 궁금하였다가

오늘은 남원 가는 길에 잠시 머물렀다.

 

 

오리정

 

오리정 옆 모습,오리정은 1953년 건립

 

이층 누각인데 이층으로 오르는 계단은 없다.

 

찾는 이가 많지 않은듯 바닥에는 먼지가 많이 있다.

 

오리정.

강암 선생의 필적이다.

 

오리정을 중심으로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춘향고을?

 

춘향전과 혼불의 배경이 되고있다는 뜻이다.

여기가 남원시 사매면이니 근처에 내 친구 장 박사가 설계한 혼불문학관이 있을게다.

 

춘향의 옥중시

 

지난 언제 낭군과 첩이 이별하였던가?

어제는 이미 겨울이었는데 또 가을이 되었네.

밤새도록 거친 바람 불고 눈같이 찬 비가 오는데,

나는 어이하여 남원 고을 옥중의 죄수가 되었는가!

 

옥중 시비의 뒷면 윗부분

 

옥중시비의 뒷면 아랫부분,소설가 윤영근 선생의 글이다.

 

지명이 먼저 있고

사설이 나중 생긴 것인가

사설이 있고 나서 지명이 생긴 건가!

 

위대한 작품의 영향력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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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박초월제 춘향가: 오리정 이별대목

 

<아니리>

그때여 춘향과 이도령이 이별을 허는디

 

<  >

향단아 술상하나 차리여라 도련님 가시는디 오리정으로 전송가자.

 

<진양조>

술상채려 향단들려 앞세우고, 오리정 동림 숲속으로 울며불며 나가는디, 초마자락 끌어다가 눈물 흔적을 씻으면서, 잔디 땅 너룬 곳에 술상 내려 옆에다 놓고, 두 다리를 쭉 뻗치고 정갱이를 문지르며;

아이고 어쩌리 이팔청춘 젊은 년이 서방 이별이 왠일이란 말이냐? 내가 이리 사지를 말고 도련님 말고삐에 목을 매여서 죽고지고.

미리 앉어 울음을 울적에;

 

<자진모리>

내행차 나오랴고 쌍교로 어루거니 독교로 어루거니 쌍교독교 나온다. 마두병마 좌우나졸 쌍교 옹위하야 구름같이 나오는디, 그뒤를 바라보니 그때여 이도령은 비룡 같은 노새등 뚜렷이 올라 앉어, 재상 만난 사람 모양으로 훌쩍 훌쩍 울고 나오는디. 동림 숲을 당도허니 춘향으 울음소리가 귀에 언듯 들리거날;

이애 방자야! 저 울음이 분명 춘향 울움이로구나, 잠깐 건너가 보고 오너라.

허허 도련님! 참 귀도 밝소.

방자 충충 갔다 오더니;

아이고 여보시오 도련님! 춘향아씨와 향단이가 나와 울움을 우는디 사람으 자식으로는 볼 수가 없습디다.

 

<중모리>

도련님이 이 말을 듣더니, 말 아래 급히 내려 우루루루루루루루 뛰여 달려가서 춘향으 목을 부여안고;

아이고 이게 웬일이냐? 니가 천연이 집에 앉어 잘 가라고 말을 허여도 장부간장이 녹을탠디, 번화헌 삼로 네거리 쩍 버러진 데서 늬가 이 울음이 왠 울움이냐?

아이고 여보 도련님! 참으로 가시오, 그려 나를 어쩌고 가실라요? 나를 아주 죽여 이 자리에 묻고 가면 영이별이 되지마는, 살려두고는 못가리다. 향단아, 술상이리 가져 오너라!

술 한잔을 부어들고;

옛소, 도련님 약주 잡수! 금일송군수진취(今日送君須盡醉)니 술이나 한 잔 잡수시오.

도련님이 잔을 받고;

천하에 못먹을 술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