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스크랩] 어버이날 즈음 고향하늘에서(2013.5.11~12)

무논골 2013. 5. 13. 13:06

부모님이 떠나신 빈 집에...

4형제와 누나와 여동생이 모였다.

 

토요일 점심에 모여들어 집안 수리도 하고

작년에 사초한 조상님들 묘소 풀도 뽑고

마당에 고기도 구워먹고...

 

마치 한 켠에 부모님이 보고 계시기라도 하듯....

예전 그대로....

 

 

봄풀이 많이 자라 있다.

작년 3월에 사초한 묘역에 아직 잔디가 승하지 못하여 풀을 뽑아내야한다.

 

큰형-동생-큰집 조카-큰집 형수님

 

 

산소 풀을 뽑다가 맥주 한 잔 하며 잠시 휴식 중~~~

홍단풍 나무잎이 참 곱다.

 

 

우리 묘소 인근에 있는 강릉 유씨 무덤.

 

누구의 묘소인지는 모르지만 산소일 마치고

집에 오면서 정겨워서 한 장 남긴다.

 

묘소 앞에 밥상 모양의 흙을 북돋은 것이 전형적인 정읍의 묘제이다.

저 뒤로 보이는 봉우리가 왼쪽 작은 방장산,오른쪽 큰 방장산

 

 

형제들이 묘소 풀을 뽑는 동안 나는 제초제를 분무했다.

하천 너머 남향으로 터잡은 반월(半月)마을의 대나무 숲이 보인다.

 

 

산소에 옆 묵은 밭에는 오갈피가 자라고 있다.

 

아버지께서 방장산에서 이식한 것이 제멋대로 자유롭게 자라고 있다.

고운 새순을 한움큼 땄다.

저녁에 고기에 쌈싸먹으면 쌉싸라 하다.

 

 

묵혀버린 논에 멋대로 자라난 들풀과 들꽃~~

그 농부가 보기엔 속터져도

하나님 보시기엔 차별이 없을거야~~

 

 

묵은 논에 핀 저 꽃이름이 뭐라더라?

쥐 뭐시긴가 며느리 뭐시긴가 할 것인데 생각이 안나네...

 

 

 이건 무슨 꽃이야?

 

 

우리집 뒤란에는 주인없어도 해마다 매실은 열리겠지...

 

 

산소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한 장 사진을 몰래 남긴다.

 

혼자 사는 여인~~

 

57년생...쉰 일곱인가?

 

우리 형 동창이다.

형 이야기로는 참 고왔다고 하던데...

 

젊어 남편을 사별하고

젖먹이 딸을 키웠다.

 

동네 사람들은 미쳤다고 한다.

 

그 누나가 말한다.

 

"무난해야하는데...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병이 있고,

남자를 멀리하는 병이 있다.

한 오 년 병원에 있다 얼마전에 나왔다.

류마티스 걸려있다......"

 

나는 처음으로 대화를 했다.

외진 곳에 홀로 두 평도 안되는 집을 짓고 사는 저 여인의

한(恨)은 무엇일까?

 

 

가까이서 사진을 찍었다.

이번에도 누나한테는 국화를 찍는다고 하면서 누나 얼굴까지 찍었다.

 

국화가 예쁘게 싹을 틔었다.

 

 

지난 겨울에 동파한 상수도...

땅을 파고 찾아냈다.터진 자리...

 

큰형과 작은형이 멋지게 공사를 척척 하신다.

참 희한하게 설비되어 있다기에 사진으로 남겨본다.

 

 

내가 동생이랑 지난 초 봄에 파헤친 상수도..

헛수고만 했다고 한다.

동파된 것을 수리하기 위해서 그 자리 파서는 안되었다는데..

멀쩡한 상수도를 망가뜨렸다.ㅋㅋ

그래도 형들은 우릴 귀엽게 봐주신다.

다시 세멘트를 발랐다.

 

 

작년 여름 큰 바람에 헛간의 용마람이 날라가버렸다.

손발이 척척 맞게 지붕 수리를 하시는 큰형과 작은형

나는 아래서 각기목이나 올려주고...데모데(助手)만 했다.

 

 빈집 마당에 우거진 잡초를 대충 뽑아내고...

고기를 굽고 계시는 작은형...

그리고 나의 형제자매들...

 

내 자매들은 이번에도 부모님 산소에서

서글피 사모곡(思母曲)과 사부곡(思父曲)을 부렀다.

볼만했다~~

 

집에 도착한 누나한테 우리 낙신이 수고했다고 문자가 왔다.

 

나는 답장했다.

 

"부모님 잃고 원통하듯이,형제들도 그럴거예요.

 잘 하겠습니다"

 

 

밤이 되자 이 마을에 제일 막내인 50살 먹은 동내 형이 왔다.

 

밤이 깊어지고

우리 형제들의 우애도 변치말자

더 우애롭게 지내자 하는 술잔은 더욱 흥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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